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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영화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해였다. 그때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주목을 받은 한국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는 바로 '남산의 부장들'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던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줄거리 소개
박정희 정권 말기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규평이라는 인물이 중적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중인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이 외신을 통해 서청와대와 박 대통령의 독재 체제를 고발하면서 시작이 된다.
그의 폭로는 청와대와 중앙정보부를 크게 자극하였고, 내부의 긴장은 고조되기 시작한다.
한편 김규평은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면서도 점차 회의감과 갈등에 빠져든다.
그는 내부 권력 싸움과 압박 속에서 정치적, 도덕적 고민을 거듭하게 되었고, 결국 10월 26일 밤, 궁정동 안가에서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이병헌은 김규평 역을 맡아 서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해 냈다.
특히 대통령과의 대립 과정에서 보여주는 흔들리는 눈빛과 점점 무거워지는 표정은 관객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영화 내내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그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박 대통령을 연기한 이성민 역시 실제 인물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절제된 방식으로 권력자의 모습을 잘 표현해 냈다.
곽도원은 외국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체제를 고발하는 전 정보부장의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숨 막히는 긴장감과 묵직한 메시지
'남산의 부장들'은 단순한 역사 재현 영화가 아니다.
극 중 인물들의 말보다 눈빛과 분위기로 전달되는 긴장감은 스릴러 영화 못지않았다.
권력과 충성, 배신과 양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모습은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영화는 정치적인 색을 강조하기보다는 인간 본연의 갈등과 심리에 집중한다.
그 덕분에 세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영화에 몰입할 수 있고,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닌 현재에도 적용될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독 우민호는 전작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정치 드라마의 감각을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970년대의 시대 분위기를 잘 살린 조명과 세트는 관객을 그 시대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전체적으로 과장된 연출 없이 절제된 분위기로 사건의 무게를 잘 전달하며, 오히려 그 정적이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감상평
'남산의 부장들'은 단지 역사적 사실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권력 앞에서 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질문한다.
김규평의 마지막 선택을 바라보며 관객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그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무엇이 그를 총을 들게 만들었을까.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 질문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오늘날의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정치나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그린 진중한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긴 여운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